San Michele Cemetery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베네치아인들의 영혼의 안식처.

가난했던 역사를 지나 중세무역으로 번성하며 화려함으로 가득했던 도시 Venezia. 한계를 극복하고 영광의 시대를 만든 베네치아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었다. 바로 베네치아에서 죽은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극히 당연하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던 문제.

중세까지만 해도 교회무덤이나 묘지는 귀족이나 성직자, 기독교인들에게만 허락된 공간이었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증가와 좁은 땅으로 인해 언제나 베네치아의 무덤은 시신들로 가득했고, 대다수는 시체를 작은 배에 실어 바다로 흘려보내거나 빈땅에 묻기 일쑤였다. 이로 인해 베네치아의 위생이 점점 더 악화되자 1804년 당시 베네치아를 점령하고 있던 프랑스는 묘지를 본섬 밖으로 이전하기로 한다.

베네치아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지지 않은 두 개의 작은 섬. 도시 최초의 르네상스 교회와 수도원이 있어 1684년부터 기독교 무덤으로 사용되던 작은 섬은 이후 350년 세월 동안 통합⋅확장되며 베네치아인들의 영혼의 안식처가 되었다. 높은 벽에 둘러싸여 외부와는 단절된 묘지 섬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 낡고 협소해지며 20세기 들어 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결국 베네치아는 1998년 기존 묘지섬 남동쪽을 매립하면서, 그들의 새로운 영혼의 안식처를 지어줄 것을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에게 의뢰했다. 그리고 치퍼필드는 ‘산 자들의 도시’ 본섬과 ‘죽은 자들의 도시’ 묘지섬과의 관계 속애서 ‘죽음의 공간’을 재정의하는 것으로 건축을 시작했다.

화려한 본섬과 대조되는 분위기로 이탈리아 건축캠프 중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던 곳. 마침 2023 프리츠커상을 수상하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던 베네치아에서의 풍경 한 조각을 기록합니다.

* 사진. 어라운드트립 / 마지막 사진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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