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묻다] BIG – Bjarke Ingels Group

[건축을 묻다] BIG – Bjarke Ingels Group

[건축을 묻다] BIG – Bjarke Ingels Group

뉴욕 덤보(DUMBO)에 위치한 BIG의 사무실. 문을 열자 모형이 가득한 작업실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Kai-Uwe Bergmann의 안내로 마주한 BIG의 이야기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조건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질문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뉴욕 덤보(DUMBO)에 위치한 BIG의 사무실. 문을 열자 모형이 가득한 작업실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Kai-Uwe Bergmann의 안내로 마주한 BIG의 이야기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조건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질문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 뉴욕건축캠프

─ 뉴욕건축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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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건축사사무소
BIG – Bjarke Ingels Group


코펜하겐에서 출발한 BIG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규모와 작업 범위를 확장해왔다. 이러한 성장 과정은 단순한 조직의 확대가 아닌, 서로 다른 도시의 조건 속에서 건축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재정의해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번 방문은 Kai-Uwe Bergmann의 안내로 이루어졌으며, 현장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BIG의 설계 방식과 그들이 다루는 도시적 문제를 들여다본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BIG은 건축을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다루기보다, 도시의 조건 속에서 작동하는 구조로 이해하는 사무소다. 건축을 중심으로 조경,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자인 그룹으로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다양한 스케일에서 동시에 다루며 공간을 개별 요소가 아닌 환경 전체로 조직한다. 현재 BIG은 전 세계 7개의 오피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욕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전반에 걸쳐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과 한국 부산 프로젝트를 포함한 아시아 작업은, 서로 다른 도시 맥락 속에서 이들의 설계 방식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BIG believes in turning constraints into opportunities.”
“We design for life, not just for form.”


이들의 작업은 뉴욕이라는 도시 조건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제한된 대지와 높은 밀도, 그리고 엄격한 조닝 규제 속에서 BIG은 단순히 그 조건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주목한다. 특히 수직적으로 축적되는 프로그램 속에서도, 공간의 질과 공공성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중요한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는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문제를 넘어, 건축이 도시 속에서 어떤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태도는 BIG이 일관되게 유지해온 설계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들에게 건축은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가깝다. 다시 말해, BIG의 건축은 언제나 도시와 프로그램, 그리고 사람의 관계를 재구성하며, 그 안에서 공간의 의미를 형성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특히 뉴욕이라는 도시는 이들의 사고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배경이 된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중심으로 바라본 도시는 140년의 시간을 한 장면 안에 담고 있으며, 과거의 인프라와 현재의 개발, 그리고 새로운 도시의 흐름이 동시에 읽힌다. BIG는 이러한 시간의 층위 속에서 건축을 하나의 결과물이 아니라, 도시의 흐름을 다시 조직하는 구조로 접근한다.

따라서 BIG의 건축은 형태적 이미지로 강하게 드러나기보다, 도시와 환경, 그리고 사람의 경험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를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고밀도 도시 환경 속에서 건축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다시 묻는 태도이기도 하다.

건축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넘어,도시 안에서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그리고 그 답은 형태가 아니라,건축이 만들어내는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BIG NYC Office ⓒBIG

▌BIG NYC Office ⓒBIG

▌BIG NYC Office ⓒBIG


약 200명의 구성원이 함께 작업하는 환경을 담은 BIG NYC는 2018년부터 덤보(DUMBO)에 자리 잡고 있다. 약 55,000sqft 규모의 한 층 전체를 사용하는 이 사무실은 약 6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통해 재구성되었으며, 내부 벽체를 제거하고 열린 평면으로 전환함으로써 설계, 제작, 전시, 휴식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어지도록 계획되었다.이러한 구성은 단순히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작업 과정 자체를 하나의 공간 구조로 드러내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Bjarke Ingels는 덤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단순한 입지 조건을 넘어 도시의 성격을 언급한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구성원이 많다는 점과 함께,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의 확장과 주변 커뮤니티의 변화 속에서 이 지역은 자연스럽게 선택되었다고 설명한다. 맨해튼과의 물리적 근접성, 시각적 긴장감, 그리고 공공 공간과의 연결성은 코펜하겐과 유사한 도시적 감각을 만들어내며, 그가 말하는 ‘Scandimerican’한 환경을 형성한다.

사무실 내부는 이러한 도시적 맥락을 공간으로 번역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특정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반복되며 확장된다. 북측에는 BIG Product가 디자인한 조명이 그리드 형태로 배열되어 있고, 기둥을 따라 이어지는 조명 시스템과 회의실의 조형 조명 역시 동일한 흐름을 공유한다. 회의실마다 배치된 가구 또한 색을 통해 구분되며, 개별 공간의 성격을 드러내면서도 전체 구조 안에서 연결된다.


▌BIG NYC Office ⓒBIG

▌BIG NYC Office ⓒBIG

▌Daniel Sundlin ⓒBIG

▌Kai-Uwe Bergmann ⓒBIG


도시 속 삶의 구조를 다시 조직하다
VIA 57 West


뉴욕 맨해튼 서쪽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VIA 57 West는 BIG의 뉴욕 작업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다. 대상지는 강을 향해 열린 입지와 동시에, 주변의 고층 건물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복합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해결 방식이라면 수직 타워를 세우거나 블록형 주거를 구성하는 것이었겠지만, BIG은 이 두 가지 유형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제안했다.

건물은 한쪽은 낮고 다른 한쪽은 높게 상승하는 형태를 취하며, 내부에는 대규모 중정이 형성된다. 이 중정은 단순한 조경 공간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공유하는 공공적 영역으로 작동한다.빛과 바람, 시선이 건물 깊숙이 들어오고, 각 세대는 이 공간을 향해 열려 있으며, 동시에 도시와도 연결된다.

뉴욕의 엄격한 조닝 규제와 일조 조건은 건물 형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고, BIG은 이를 제약이 아닌 설계의 근거로 활용했다.VIA 57 West는 고밀도 도시 속에서 주거가 어떻게 공공성과 자연, 그리고 도시와의 관계를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VIA 57 WestⓒBIG

▌VIA 57 WestⓒBIG

▌VIA 57 WestⓒBIG

▌VIA 57 WestⓒBIG


도시를 들어올린 공공 인프라
CopenHill (Amager Bakke)


코펜하겐에 위치한 CopenHill은 폐기물 처리 시설이라는 도시 인프라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다. 대상지는 기존의 산업시설이 위치하던 곳으로, 도시의 에너지 시스템을 담당하는 동시에 물리적으로는 시민의 일상과 분리되어 있던 공간이었다. 이러한 시설은 기능적으로 필수적이지만, 도시 안에서는 보이지 않거나 외곽으로 밀려나는 존재로 취급되어 왔다.

BIG은 이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설을 숨기는 대신, 오히려 드러내고 그 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얹는 방식으로 접근한다.건물은 폐기물 소각 시설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그 상부에는 스키 슬로프와 산책로, 클라이밍 월이 배치된다. 산업시설과 레저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은 단순히 병치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흐름 속에서 연결된다. 사람들은 건물의 외부를 따라 올라가며 도시를 다른 시선으로 경험하고, 기존에는 접근할 수 없던 인프라 위를 일상의 공간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결합 방식이다.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그 위에 새로운 층위의 경험이 더해지며 건축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갖게 된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은 동시에 사람들의 활동과 체류를 유도하는 공간이 되고, 도시 인프라는 공공의 장소로 전환된다.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구조가 도시의 표면 위로 올라오고,그 위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이 만들어진다.


▌CopenHill ⓒBIG

▌CopenHill ⓒBIG



INTERVIEW.


Q. BIG NYC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BIG은 건축을 중심으로 조경,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까지 함께 다루는 종합 디자인 그룹입니다. 뉴욕 사무소는 Daniel Sundlin과 Kai-Uwe Bergmann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며 도시와 건축의 관계를 확장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다른 건축 사무소와 비교했을 때 BIG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BIG에서 모형은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설계를 검증하는 핵심 도구로 사용됩니다. 사무실에는 다양한 스케일의 모형이 존재하며, 작은 개념 모델부터 실제 재료를 활용한 디테일 모형, 그리고 1:1 크기의 목업까지 제작됩니다. 특히 나무로 제작된 실물 크기 모형이나 레고를 활용한 구조 실험은 아이디어를 물리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시공에 사용될 재료를 직접 다뤄보며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Q. 모형 제작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사무실 중앙에 모형 제작 워크숍이 있습니다. 두 개의 대형 제작 및 조립 공간을 중심으로 목공 작업실과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랩이 배치되어 있으며, 설계와 제작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과정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도면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물리적 형태로 전환되며, 공간은 이러한 반복적인 실험과 검증을 수용합니다.


▌BIG NYC Office ⓒBIG

▌남측에 동서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갤러리는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작업 과정이 축적되고 드러나는 장치로, 한쪽에는 건축 재료와 샘플을 보관하는 라이브러리가 배치되어 있고, 반대편에는수백 개의 모형이 보관되고 전시되어 있다. ⓒBIG

▌BIG NYC Office ⓒBIG



Q. 사무실 한편에 놓인 1:1 모형이 인상적입니다.구글 사옥 프로젝트의 지붕 구조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구글 사옥 프로젝트의 지붕 구조는 표면에 미세한 굴곡을 반복적으로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태양광을 보다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단순한 조형이 아닌 환경적 성능을 고려한 설계입니다. 입구에 적용된 유리 또한 조류가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재료로, 환경적 조건이 디테일 수준에서 반영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디테일은 특정 프로젝트에 머무르지 않고, 이후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반복적으로 활용됩니다.


Q. BIG에서는 3D 프린터를 통한 건축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BIG은 가까운 미래에 3D 프린터를 통해 건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를 활용하여, NASA와 협력하여 달의 환경에서 건축을 구현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실제 달의 토양을 활용해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으며, 물을 사용하는 대신 열을 가해 재료를 융합시키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이는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건축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사하게, 열에 의해 형태가 변형되는 재료 실험 또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극한 환경에서의 건축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Q. NASA와의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좀 더 소개 부탁드립니다.

BIG은 NASA가 주도하는 ‘Olympus’ 프로젝트에 디자인 컨설팅 형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달에 건축 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기존의 건축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요구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중력 조건입니다.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는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건축은 새로운 논리로 다시 정의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이 특정 환경에 종속되지 않고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Q. 해수면 상승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BIG은 해수면 상승에 대한 대응을 중요한 도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뉴욕의 BIG U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물을 막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수변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물 위에 건축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환경적 조건입니다. 기존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물속까지 빛이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해안 도시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한국의 부산도 유사한 조건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BIG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플로팅 도시 개념을 제안하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는 2030년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Q.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 사례를 들려주셨는데, 설계 과정에서 BIG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BIG은 공동체적 작업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와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교차하는 구조 속에서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보기 때문이죠.

설계는 개인의 결과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이 축적되고 확장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환경 속에서 BIG의 건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BIG NYC Office ⓒBIG

▌2026 뉴욕건축캠프 단체사진

▌Daniel Sundlin, Kai-Uwe Bergmann과 함께한 시간

▌Daniel Sundlin, Kai-Uwe Bergmann과 함께한 시간


ⓒAROUND



도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건축사사무소
BIG – Bjarke Ingels Group


코펜하겐에서 출발한 BIG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규모와 작업 범위를 확장해왔다. 이러한 성장 과정은 단순한 조직의 확대가 아닌, 서로 다른 도시의 조건 속에서 건축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재정의해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번 방문은 Kai-Uwe Bergmann의 안내로 이루어졌으며, 현장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BIG의 설계 방식과 그들이 다루는 도시적 문제를 들여다본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BIG은 건축을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다루기보다, 도시의 조건 속에서 작동하는 구조로 이해하는 사무소다. 건축을 중심으로 조경,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자인 그룹으로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다양한 스케일에서 동시에 다루며 공간을 개별 요소가 아닌 환경 전체로 조직한다. 현재 BIG은 전 세계 7개의 오피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욕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전반에 걸쳐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과 한국 부산 프로젝트를 포함한 아시아 작업은, 서로 다른 도시 맥락 속에서 이들의 설계 방식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BIG believes in turning constraints into opportunities.”
“We design for life, not just for form.”


이들의 작업은 뉴욕이라는 도시 조건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제한된 대지와 높은 밀도, 그리고 엄격한 조닝 규제 속에서 BIG은 단순히 그 조건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주목한다. 특히 수직적으로 축적되는 프로그램 속에서도, 공간의 질과 공공성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중요한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는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문제를 넘어, 건축이 도시 속에서 어떤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태도는 BIG이 일관되게 유지해온 설계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들에게 건축은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가깝다. 다시 말해, BIG의 건축은 언제나 도시와 프로그램, 그리고 사람의 관계를 재구성하며, 그 안에서 공간의 의미를 형성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특히 뉴욕이라는 도시는 이들의 사고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배경이 된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중심으로 바라본 도시는 140년의 시간을 한 장면 안에 담고 있으며, 과거의 인프라와 현재의 개발, 그리고 새로운 도시의 흐름이 동시에 읽힌다. BIG는 이러한 시간의 층위 속에서 건축을 하나의 결과물이 아니라, 도시의 흐름을 다시 조직하는 구조로 접근한다.

따라서 BIG의 건축은 형태적 이미지로 강하게 드러나기보다, 도시와 환경, 그리고 사람의 경험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를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는 고밀도 도시 환경 속에서 건축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다시 묻는 태도이기도 하다.

건축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넘어,도시 안에서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그리고 그 답은 형태가 아니라,건축이 만들어내는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BIG NYC Office ⓒBIG

▌BIG NYC Office ⓒBIG

▌BIG NYC Office ⓒBIG


약 200명의 구성원이 함께 작업하는 환경을 담은 BIG NYC는 2018년부터 덤보(DUMBO)에 자리 잡고 있다. 약 55,000sqft 규모의 한 층 전체를 사용하는 이 사무실은 약 6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통해 재구성되었으며, 내부 벽체를 제거하고 열린 평면으로 전환함으로써 설계, 제작, 전시, 휴식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어지도록 계획되었다.이러한 구성은 단순히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작업 과정 자체를 하나의 공간 구조로 드러내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Bjarke Ingels는 덤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단순한 입지 조건을 넘어 도시의 성격을 언급한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구성원이 많다는 점과 함께,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의 확장과 주변 커뮤니티의 변화 속에서 이 지역은 자연스럽게 선택되었다고 설명한다. 맨해튼과의 물리적 근접성, 시각적 긴장감, 그리고 공공 공간과의 연결성은 코펜하겐과 유사한 도시적 감각을 만들어내며, 그가 말하는 ‘Scandimerican’한 환경을 형성한다.

사무실 내부는 이러한 도시적 맥락을 공간으로 번역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특정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반복되며 확장된다. 북측에는 BIG Product가 디자인한 조명이 그리드 형태로 배열되어 있고, 기둥을 따라 이어지는 조명 시스템과 회의실의 조형 조명 역시 동일한 흐름을 공유한다. 회의실마다 배치된 가구 또한 색을 통해 구분되며, 개별 공간의 성격을 드러내면서도 전체 구조 안에서 연결된다.


▌BIG NYC Office ⓒBIG

▌BIG NYC Office ⓒBIG

▌Daniel Sundlin ⓒBIG

▌Kai-Uwe Bergmann ⓒBIG


도시 속 삶의 구조를 다시 조직하다
VIA 57 West


뉴욕 맨해튼 서쪽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VIA 57 West는 BIG의 뉴욕 작업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다. 대상지는 강을 향해 열린 입지와 동시에, 주변의 고층 건물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복합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해결 방식이라면 수직 타워를 세우거나 블록형 주거를 구성하는 것이었겠지만, BIG은 이 두 가지 유형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제안했다.

건물은 한쪽은 낮고 다른 한쪽은 높게 상승하는 형태를 취하며, 내부에는 대규모 중정이 형성된다. 이 중정은 단순한 조경 공간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공유하는 공공적 영역으로 작동한다.빛과 바람, 시선이 건물 깊숙이 들어오고, 각 세대는 이 공간을 향해 열려 있으며, 동시에 도시와도 연결된다.

뉴욕의 엄격한 조닝 규제와 일조 조건은 건물 형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고, BIG은 이를 제약이 아닌 설계의 근거로 활용했다.VIA 57 West는 고밀도 도시 속에서 주거가 어떻게 공공성과 자연, 그리고 도시와의 관계를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VIA 57 WestⓒBIG

▌VIA 57 WestⓒBIG

▌VIA 57 WestⓒBIG

▌VIA 57 WestⓒBIG


도시를 들어올린 공공 인프라
CopenHill (Amager Bakke)


코펜하겐에 위치한 CopenHill은 폐기물 처리 시설이라는 도시 인프라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다. 대상지는 기존의 산업시설이 위치하던 곳으로, 도시의 에너지 시스템을 담당하는 동시에 물리적으로는 시민의 일상과 분리되어 있던 공간이었다. 이러한 시설은 기능적으로 필수적이지만, 도시 안에서는 보이지 않거나 외곽으로 밀려나는 존재로 취급되어 왔다.

BIG은 이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설을 숨기는 대신, 오히려 드러내고 그 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얹는 방식으로 접근한다.건물은 폐기물 소각 시설을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그 상부에는 스키 슬로프와 산책로, 클라이밍 월이 배치된다. 산업시설과 레저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은 단순히 병치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흐름 속에서 연결된다. 사람들은 건물의 외부를 따라 올라가며 도시를 다른 시선으로 경험하고, 기존에는 접근할 수 없던 인프라 위를 일상의 공간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의 결합 방식이다.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그 위에 새로운 층위의 경험이 더해지며 건축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갖게 된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은 동시에 사람들의 활동과 체류를 유도하는 공간이 되고, 도시 인프라는 공공의 장소로 전환된다.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구조가 도시의 표면 위로 올라오고,그 위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이 만들어진다.


▌CopenHill ⓒBIG

▌CopenHill ⓒBIG



INTERVIEW.


Q. BIG NYC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BIG은 건축을 중심으로 조경,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까지 함께 다루는 종합 디자인 그룹입니다. 뉴욕 사무소는 Daniel Sundlin과 Kai-Uwe Bergmann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며 도시와 건축의 관계를 확장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다른 건축 사무소와 비교했을 때 BIG만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BIG에서 모형은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설계를 검증하는 핵심 도구로 사용됩니다. 사무실에는 다양한 스케일의 모형이 존재하며, 작은 개념 모델부터 실제 재료를 활용한 디테일 모형, 그리고 1:1 크기의 목업까지 제작됩니다. 특히 나무로 제작된 실물 크기 모형이나 레고를 활용한 구조 실험은 아이디어를 물리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시공에 사용될 재료를 직접 다뤄보며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Q. 모형 제작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사무실 중앙에 모형 제작 워크숍이 있습니다. 두 개의 대형 제작 및 조립 공간을 중심으로 목공 작업실과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랩이 배치되어 있으며, 설계와 제작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과정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도면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물리적 형태로 전환되며, 공간은 이러한 반복적인 실험과 검증을 수용합니다.


▌BIG NYC Office ⓒBIG

▌남측에 동서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갤러리는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작업 과정이 축적되고 드러나는 장치로, 한쪽에는 건축 재료와 샘플을 보관하는 라이브러리가 배치되어 있고, 반대편에는수백 개의 모형이 보관되고 전시되어 있다. ⓒBIG

▌BIG NYC Office ⓒBIG



Q. 사무실 한편에 놓인 1:1 모형이 인상적입니다.구글 사옥 프로젝트의 지붕 구조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구글 사옥 프로젝트의 지붕 구조는 표면에 미세한 굴곡을 반복적으로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태양광을 보다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단순한 조형이 아닌 환경적 성능을 고려한 설계입니다. 입구에 적용된 유리 또한 조류가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재료로, 환경적 조건이 디테일 수준에서 반영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디테일은 특정 프로젝트에 머무르지 않고, 이후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반복적으로 활용됩니다.


Q. BIG에서는 3D 프린터를 통한 건축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BIG은 가까운 미래에 3D 프린터를 통해 건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를 활용하여, NASA와 협력하여 달의 환경에서 건축을 구현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실제 달의 토양을 활용해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으며, 물을 사용하는 대신 열을 가해 재료를 융합시키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이는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건축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사하게, 열에 의해 형태가 변형되는 재료 실험 또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극한 환경에서의 건축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Q. NASA와의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좀 더 소개 부탁드립니다.

BIG은 NASA가 주도하는 ‘Olympus’ 프로젝트에 디자인 컨설팅 형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달에 건축 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기존의 건축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요구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중력 조건입니다.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는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건축은 새로운 논리로 다시 정의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이 특정 환경에 종속되지 않고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Q. 해수면 상승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BIG은 해수면 상승에 대한 대응을 중요한 도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뉴욕의 BIG U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물을 막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수변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물 위에 건축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환경적 조건입니다. 기존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물속까지 빛이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해안 도시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한국의 부산도 유사한 조건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BIG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플로팅 도시 개념을 제안하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는 2030년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Q.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 사례를 들려주셨는데, 설계 과정에서 BIG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BIG은 공동체적 작업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와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교차하는 구조 속에서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보기 때문이죠.

설계는 개인의 결과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이 축적되고 확장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환경 속에서 BIG의 건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BIG NYC Office ⓒBIG

▌2026 뉴욕건축캠프 단체사진

▌Daniel Sundlin, Kai-Uwe Bergmann과 함께한 시간

▌Daniel Sundlin, Kai-Uwe Bergmann과 함께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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