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멘 전망대

노르웨이 북부, 바렌츠해를 마주한 외딴 고지.
마녀의 산 Domen에 들어선 이 작은 건축은 끝없이 펼쳐진 북극 풍경과 마주하고 있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이 시선을 붙잡는 이곳은 사실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어두운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17세기, 이 척박한 땅의 수많은 여성들은 '마녀'라는 이름으로 불태워졌고, 도멘 산은 그 고문과 처형이 자행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냉기 어린 바람이 휘감는 이 언덕은 지금도 ‘마녀의 산’이라 불리며, 바르되(Vardø)는 유럽 최북단의 마녀 재판이 벌어진 마을로 기억된다.

이 전망대는 그 과거를 말없이 응시하는 구조물이다. 세 개의 박스가 사선으로 연결된 구조는 각각 북극해, 툰드라, 하늘을 조망하고, 북극의 설경에 스며드는 새하얀 건축은 풍경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속에 스민 고통과 망각을 조용히 되새기게 한다. 그리고 은은한 분홍빛 유리는 조류 충돌을 방지하는 장치이자, 빛과 풍경을 여과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더욱 섬세하게 다듬는다.

북극의 풍경과 기억, 고요와 바람, 이 모든 것들과 가장 조화롭게 대화하는 감각의 건축은 마녀사냥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피터 줌터의 건축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들뜬 우리의 감정을 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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