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건축캠프 (7회차)

로마의 길을 걷는 순간, 시간의 결이 촘촘히 쌓인 돌길 위로 발걸음이 얹어진다. 황금빛 석양 아래 콜로세움의 거대한 기둥은 여전히 우리를 바라보며, 오래된 골목 사이로 스며든 역사의 속삭임이 귓가를 맴돈다. 바다를 따라 남쪽으로 향하면 바리가 우리를 맞이한다. 동서양이 만나는 항구 도시, 그 안에서 쌓인 시간들은 거리의 돌 하나에도 깊이 새겨져 있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알베로벨로의 풍경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둥근 돌집 위로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고, 수백 년을 견뎌낸 트룰리 지붕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람을 따라 마테라로 향하는 길, 거대한 동굴 도시가 눈앞에 펼쳐진다. 바위를 깎아 만든 수많은 집들은 거친 세월을 머금은 채 도시의 시간을 품고, 우리는 그 속에서 건축의 가장 본질적인 의미를 마주한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의 상상력이 건축이 된 곳. 브루넬레스키의 돔 아래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가 하나 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이처럼 이탈리아 건축캠프는 단순한 풍경을 넘어 시간과 공간을 잇는 건축의 여정입니다. 건축의 흔적을 따라 가는 길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많은 이야기들. 그 길 위에서 함께 시간을 공유하며 이탈리아를 더욱 특별하게 경험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