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즐기는 전통건축

영주 스케치 건축여행 (1회차)

건축안내원 │박정연 / 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소장
여행지 │경상북도 영주 일대
일시 │2022. 02.26(토)
주최 │에이플래폼 x 어라운드


하늘과 땅의 경계, 손에 담는 전통건축

스케치북과 연필을 챙겨 다녀온 영주 건축여행. 영주는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사찰부터 조선의 내일을 밝히던 서원, 고택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역사적 산물들이 지켜진 곳입니다. 집을 그리는 박정연 건축가와 함께 거닐며 전통건축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란히 앉아 한 장의 종이에 건축물의 자태와 따스한 햇살, 살갗에 닿았던 바람결까지 담아보았던 우리의 시간을 전합니다.


새로운 여행 테마를 고심하던 중 떠오른 단어, 스케치. 건축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스케치는 건축학도들에게도, 건축가에게도 사진만큼이나 친근한 작업입니다. 분석하면서 세밀히 보기도 하고, 조화를 중점으로 두고 보기도 하기 때문에 스케치는 공간을 바라보고 살펴보는 하나의 과정이 됩니다. 그러나 낯선 곳에 혼자 앉아 스케치북을 펼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에, 삼삼오오 모여 건축물의 자태를 그림으로 담아 보며 스케치에 자신감을 갖고,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바라보면 멀리 소백산맥 줄기가 부석사의 장대한 정원인 양 아스라이 펼쳐진다.”
[유홍준_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 中]


위 책에 언급된 것처럼 부석사는 많은 분들이 자연과 건축의 축, 선 등을 들며 좋은 공간으로 꼽으며 분석을 했던 곳이기 때문에 점점 더 유명해지고 있지만, 사실 그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전통 건축물이 많이 있습니다. 부석사 다음으로 돌아본 봉화 송석헌 고택 또한 이러한 장소중 하나로, 한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2층 구조가 눈에 띄는 곳입니다. 후손 어르신이 살아 계실 적 들려주신 집과 공간에 대한 설명을 참가자들에게 전해준 박정연 건축가의 이야기로 여기 살던 사람들이 어떤 방에 앉아서 어느 각도로 창밖을 바라봤을지 등 과거의 모습들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이처럼 모두가 눈을 더욱 반짝인 곳은 규모가 큰 전통건축물이 아닌, 의외로 고택이었습니다. 봉화 송석헌 고택부터 무섬마을까지. 여러 고택들을 돌아보며 전체적인 외관을 살펴보기도 하고, 각기 다른 규모와 배치, 지붕의 모양 등을 비교해가며 어렵게만 느껴지던 전통건축의 다양성을 발견하며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오르기 전, 그림들을 한데 모아보며 서로의 그림 속에서 하루 동안 함께한 시간을 이야기 나누는 시간. 멀리서 넓은 시야로 스케치를 해나가는 분, 가까이서  포인트를 잡아 그려내는 분. 같은 장소에서도 머무른 위치가 다르다 보니 다양한 작품이 나왔습니다. 전통건축과 스케치에 모두가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었던 영주 스케치 도시건축여행. 일상에서 멀리 벗어나 함께 영주 곳곳을 누볐던 하루가 종이에 담긴 스케치만큼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봅니다.


글/사진. AROUND trip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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