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이 기억하는 창신, 백남준을 기억하는 집

백남준 기념관

위치_서울 종로구 창신동 종로 53길 12-1
용도_문화 및 집회 시설
규모_지상 1층
설계_원오원 아키텍츠 (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료 _X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그가 다섯 살 일 때부터 1950년 유학을 떠날 때까지 창신동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가 머물던 집은 3000평도 더 되는 큰 한옥이다 보니 동네에서 ‘큰 대문 집’이라고 불리고는 했다. 그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1987년, 더 이상 백남준이 머물던 대궐 같았던 집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한국전쟁과 도시 개발로 집은 모두 무너지고, 넓었던 마당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창신동 주민들은 ‘큰 대문 집’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타계한지 10년이 지난 후, 사라져버린 큰 대문 집과 함께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우는 기념관은 터만 남은 창신동에 남겨진 한옥을 매입하며 시작되었다.


기념관이자 동네를 재생하는 장소


백남준기념관은 2015년에 창신숭인 도시재생 선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시점에서부터 건립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기념관은 지역에서 2가지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카페이자 백남준을 기리는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하는 카페는 주민들이 담당하여 관리하고, 백남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관리한다. 두 공간은 마당을 기준으로 공존하고 있으며, 다른 주체가 관리한다고 하여도 ‘백남준’이라는 공통된 콘텐츠 아래에서 짜임새 있게 운영되고 있었다


가본을 재구성하는 태생적 아이러니


기념관 건립을 위해 매입한 작은 한옥은 백남준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는 건물이 아닌 그저 ‘큰 대문 집’의 터를 일부 점유하고 있는 건물로, 태생적으로 백남준과 크게 관련이 없는 건물을 통해 백남준을 기념하고자 하는 아이러니가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축가는 원본을 발굴하는 대신 가본을 재구성할 수밖에 업는 태생적 아이러니를 모티브 삼아, 백남준을 매개로 과거를 새롭게 만나고 현재를 만들며, 미래를 꿈꾸는 장소를 만들었다.

백남준기념관은 창신동 일대를 아우르는 시간과 공간의 기억을 존중하기 위해 한옥의 주요 구조를 노출하되, 기능적으로 위치해 있던 창이나 문의 기존 형태에는 집착하지 않았다. 또한 의도적으로 옛것을 연출하는 장식은 배제했다.

내부공간 역시 기존 방과 방 사이의 단차를 줄이고 자연스럽게 연결했는데, 이로 인해 한옥에서 방을 건너가며 느낄 수 있는 시퀀스는 옅어졌지만, 작은 ‘ㄱ’자 공간에서 <백남준 이야기>, <백남준 버츄얼뮤지엄>, <백남준의 방>, <백남준에의 경의>까지 총 4부로 나뉘어 진행되는 전시가 서로의 영역을 방해하지 않고 이루어진다. 더불어 작품이 전시된 마당과 내부공간을 잇는 바둑판 문양의 단색 바닥이 실내외 구분 없이 흐르며, 기하학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수용하고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여행 포인트
* 창신동에 남은 현대식 한옥
* 아담한 기념관 속에 자리 잡은 백남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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