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념(追念)의 공간

4.3 평화공원과 기념관

위치_제주도 제주시 명림로 430
용도_문화 및 집회시설
규모_지하 2층, 지상 4층
설계_공간건축
수상_200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부문 우수상
운영시간_09:00~17:30 (첫째, 셋째 월요일 휴관)
입장료_X



제주 4.3 사건은 1947.03.01 3.1절 기념 제주도대회 참가 민간인 6명 사망을 시작으로, 1954.09.21까지 7년 7개월 동안 남로당 무장대, 토벌대의 충돌과 수많은 주민들의 희생이 있었던 사건이다. 제주 4.3평화공원은 4.3사건 희생자의 넋을 위령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 화해와 상생의 미를 열어가자는 의미로 조성되었다.

4.3 평화공원은 과거, 위령, 추념을 나타내는 상부 대지와 미래, 평화, 상생 등을 나타내는 하부 대지로 나뉘어 있으며, 위아래 대지의 건물과 조형물들은 상징 측, 문화 측, 미래 축으로 연결된다.

앞에 어떠한 수식어도 없이 ‘사건’이라고 불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 4.3 사건은 원인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모의 방식을 정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상징 축의 절반, 문화 축의 시작점까지만 진행되어 미래 축은 점으로도 남지 못하는 등 설계안대로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4.3 사건을 기억하고 추념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평화공원 안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는 평화기념관은 내부뿐만 아니라 형태와 외장재로도 제주와 4.3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뒤집혀 있는 듯한 상층부의 형태는 한라산과 산방산에 얽힌 제주의 근원 설화를 기반으로 4.3사건을 담는 그릇을 형상화했다. 상층부에 사용된 산화 동판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되는 모습으로 사건의 역사성을 표현하였고, 하층부의 송이 벽돌은 제주라는 땅과의 연계성을 이야기한다.


역사 관련 전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타임라인과 함께 내용을 읊어주는 전시와 관람객이 스스로 해석하고 느끼는 전시이다.

제주 4.3 기념관은 대체적으로 전자의 방법으로 전시되고 있지만, ‘백비’ 만큼은 후자에 가깝다. 백비는 비문 없는 비석으로, 아직 정명되지 못한 4.3사건의 현실을 표현한다. 훗날 진정한 해결이 이루어지는 날 비로소 누워있는 비석이 세워지고, 새겨질 것이라고 한다. 특히 위에서 떨어지는 빛과 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노출 콘크리트에 대비되어 더욱 확실하게 눈에 들어온다.


백비로 떨어지던 빛은 2층에 올라가서 그 출처를 알게 된다. 전시를 유심히 좀 관람객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백비 공간(역사의 동굴)의 구조물을 통해 작게는 이 전시관의 공간이, 크게는 4.3사건과 현재가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한 듯하다

​기획 전시가 진행되는 2층은 하늘이 고스란히 보이는 지붕과 중앙이 탁 트인 구조이다. 이는 비교적 좁고 복잡한 1층의 동선 속에서 아픈 역사를 느낀 관람객들에게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추념 축의 끝에 존재하는 위령 제단은 이 공원의 종착지라고 할 수 있다. 기념관에서 제주 4.3사건을 다시금 마주하고, 공원 곳곳에 있는 조형물들을 통해 다시 한번 가슴에 깊이 새긴 추모의 마음을 고이 담아 전달하는 곳이다. 허망하게 떠나간 이들의 영을 위로하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 약속하는 것이 이곳을 방문하는 목적이 되기를 바란다.



여행 포인트
* 제주 4.3 사건에 대한 공감과 추념
* 전시해설을 통해 역사와 공간을 함께 경험 (사전 전화예약 및 현장접수)
* 기념관-공원 조형물-위령제단 순으로 경험

Covid-19 변동사항
방문 시 홈페이지 내 사전예약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