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를 아우르는 곳, 가회동 그리고 계동

북촌 건축여행 (13회차)

건축안내원 │천경환 건축가 (깊은풍경 건축사사무소 소장)
여행지 │북촌 가회동&계동 일대
일시 │2023.11.23(목) 14:00~17:00

차가운 바람만이 남은 11월, 지금까지도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계동길과 그 거리를 채워주는 다채로운 가게들.
역사와 현재가 혼재된 북촌의 길목을, 천경환 건축가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며 함께 거닐어보는 시간을 가졌던 지난 13회차 북촌 건축여행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크고 높은 것이 좋은 공간이다’라는 세상의 편견을 뒤로 하고, 사용자에게 아늑함과 위요감을 선사하는 ‘아라리오 뮤지엄 in Space’. 다양한 규모의 스케일을, 공간을 둘러보며 직접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천경환 건축가의 모습을 보며 참가자들 역시 직접 공간을 들어가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작고 좁은 공간을 거닐며 한편의 액자처럼, 혹은 거대하게 대비된 재료처럼, 다양한 스케일로 구성된 미로처럼, 공간을 경험하는 등 첫 여행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건축여행의 두 번째 답사지. 계절에 맞게 그 모습을 달리 보여주는 백인제가옥에 방문했습니다. 해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백인제가옥의 사랑채와 안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양식 문을 설치하여 독립된 공간을 형성한 공간, 일제시대 가옥의 특징이 군데군데 묻어난 공간 등 전통 한옥에서는 보기 힘든 몇 가지 특징을 하나씩 알아가는 동안 참가자들의 눈빛이 더욱 생생해진 듯했습니다. 


옛 마을의 골목길을 집 내부로 끌어들여 새롭게 해석한 듯한 ‘북촌 설화수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방문객들이 내부의 길에 들어오며 능동적으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공간적 장치들을, 건축가의 안내에 따라 살펴보았습니다. 


‘집 장사’의 집으로 폄하되었던 정세권 선생의 활동이 사실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모두 들어갔으며, 민족 문화의 방파제가 되었던 북촌 한옥마을의 역사를 알게 되었던 ‘북촌 한옥역사관’.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과 건축 활동의 관계를 새롭게 깨달으며 도시형 한옥의 탄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상 속 스쳐 갔던 계동길을 다시 돌아보며, 건축가와 참가자들은 이곳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눈으로 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한옥은 날씨를 조금 더 섬세하게 읽을 수 있는 캔버스와 같은 공간입니다.”

건축가의 한옥 사무실에서 마무리하며 그가 남긴 마지막 소감은, 북촌 건축여행을 함께하며 한옥 마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 참가자들에게 큰 공감을 산 듯했습니다. 자연의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들을 수 있었던 지난 북촌 건축여행 이야기를 전합니다!

글/사진. AROUND trip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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