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조각이자 풍경이 된 건축
제1회 북유럽 건축캠프 4일차.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북쪽으로 1시간30분 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에 위치한 BIG의 건축을 찾아 떠난 하루. 노르웨이 대자연 구석구석 숨은 건축물들을 찾아가기 위해 건축캠프 전용버스를 타고 출발합니다~
BIG가 설계한 The Twist Museum은 Kistefos 조각공원 안에 있는 미술관입니다.
노르웨이의 사업가이자 수집가인 크리스텐은 1995년 목재펄프 생산 공장이 문을 닫자 황폐해진 땅과 공장을 그대로 인수해 산업 박물관과 예술품이 있는 거대한 야외 조각공원 Kistefos을 열었습니다. 개장 이후 Kistefos는 산업박물관과 2개의 미술관, 그리고 쿠사마 야요이, 올라프 엘리아손, 아니쉬 카푸어와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공원 곳곳에 설치되며,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야외 예술 조각공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매년 작품이 늘어나고 대지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공원을 가로지르는 Randselva 강 양쪽으로 쪼개진 관람 동선을 하나로 연결하고, 자연과 건축을 결합한 새로운 예술적 경험에 대한 요구가 함께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5년,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BIG – Bjarke Ingels Group는 노르웨이에서의 첫 프로젝트이자 Kistefos의 아이콘이 될 새로운 미술관 계획을 발표합니다.
강 양쪽을 연결하는 다리이자 갤러리, 그리고 그 자체로 거대한 조각이 되기를 바란 건축가 BIG는 그렇게 한정된 예산 안에서 알루미늄과 나무패널을 사용해 꽈배기 형태의 복곡면으로 구성된 미술관 The Twist Museum을 지었습니다. 강을 가로질러 60m를 뻗은 이 미술관에서 벽과 천장, 자연과 건축의 경계는 사라지고, 미술관은 하나의 조각이자 풍경이 되어 노르웨이의 짙은 숲 위로 떠오릅니다.
숲으로 둘러싸인 강변에서 언덕으로 이어지는 대지에 놓인 미술관은 총 3개의 갤러리로 나뉘며, 곡면 유리창을 통해 유입되는 다양한 형태의 자연광이 특징입니다. 메인 출입구가 없이 건물 양쪽 모두가 주 출입구의 역할을 하며, 남쪽 입구로 들어오면 2층 높이의 대공간을 지나 높고 어두운 갤러리로 연결되고,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북쪽 입구는 큰 창을 통해 강과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넓고 밝은 갤러리로 연결됩니다. 그 사이에는 건물이 90°로 비틀리면서 천장이 벽이 되고, 벽이 천장이 되는 전시공간이 놓이는데, 특히 유리 계단을 따라 건물 아래로 내려가면 지하 전시실과 화장실이 강과 바로 접해있어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듯한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The Twist Museum 에서 흥미로운 점은 꽈배기 같은 형태와 달리 이 건축은 오로지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긴 알루미늄과 목재 패널들을 카드처럼 비틀어서 부채꼴 모양의 공간으로 장스팬을 구현했는데, 이는 한정된 예산과 대지의 제약을 극복하면서도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만족하는 BIG의 문제해결 능력과 건축언어를 보여줍니다.
평일임에도 가족들과 공원을 찾아 예술과 자연을 즐기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곳.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참가자들과 건축을 답사하고, 함께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 The Twist Museum 과 Kistefos에서의 풍경을 기록합니다.
✔️ 제1회 북유럽 건축캠프 DAY 4
✔️ 설계: BIG – Bjarke Ingels Group
✔️ 건축가이드: 박효선 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