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안내원 │Archur (스페이스 도슨트)
✔ 여행지 │제주도 일대
✔ 일시 │2023.8.20(일) ~ 2023.8.21(월)

제주섬을 품은 건축

2023년 어느 무더운 여름, 1박 2일 간 Archur와 함께 떠났던 제주 여행!
제주의 푸른 하늘과 물결, 뭍과 떨어진 섬의 초록을 담은 ‘제주섬의 건축’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제주문학관의 ‘큰물’에서, 우리는 제주 건축캠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건축물의 한 켜를 담당하는 ‘큰물’을 둘렀나 곡선의 돌담을 Archur와 함께 둘러보며 건물의 개요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주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이 곧 우물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지…”

특히 이번 건축캠프를 위해 특별히 개방해주었던 제주문학관의 대강당에서는 숲속에 들어온 듯 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문학관은 어디서 둘러보아도 건축물 안으로 초록의 풍광이 드리워지는 “풍경 속의 문학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품을 담아낼 무덤’을 요청했던 작가를 위해 지어진 이곳은 ‘회(回)’ 자형 동선으로 건물을 휘감고 그 중심에 ‘빛의 중정’을 담은 김창열 미술관.
각기 다른 크기와 기능이지만 기하학적으로 배치된 8개의 블랙박스가 만들어 내는 동선을 따라 작가가 의도하는 ‘관조와 사색의 대상’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Archur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명의 작가를 위해 지어진 공간에서 회귀하는 동선으로 다시 돌아와 빛을 보게 되는 시퀀스를 참가자들과 함께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건박한 건물처럼, 추사의 삶 또한 건박한 듯 하다.”

추사체를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붓을 부러뜨린 추사 김정희의 건박할 수밖에 없었던 유배지의 삶과 그 안에서 ‘추사체’와 ‘세한도’를 그려낸 이야기를 들으며 참가자 모두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추사의 삶을 돌아보고 동그란 창을 통해 아래로 떨어지는 채광과 가운데로 모이는 시선을 바라보며 함께 공간의 깊이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추사관 내외부에서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던 Archur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가자들과 더욱 폭넓은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최초 시립 미술관인 기당미술관을 1일 차 여행의 마지막으로 둘러보았습니다. 기당미술관을 향하는 외부의 오르막길을 염두에 두고 건축가는 미술관 내부의 길이 하나의 동선이 되도록 공간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내부의 원형 공간과 살짝 오르는 경사를 통해 오르막길의 연장선을 만들어 내는 미술관을 천천히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주 건축캠프의 “꽃”, 심야 건축수다로 건축인, 건축학도, 건축을 꿈꾸는 학생, 디자인과 공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까지 하나가 되어 끝없는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2일 차 여행을 위해 마무리하게 된 건축수다는 ‘다음 뒤풀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글/사진. AROUND trip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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