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더월의 시작이자 현재

정경익 관장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쯤은 품고 있는 ‘내 공간’ 하나쯤은 있잖아요”

오랜 시간 품고 있던 꿈.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끝내 흐려지고 말았을 그것을 실현시킨 이가 있다. 안정적인 일상을 내려놓고 시도하는 도전이 두려웠을 법 하지만, 그는 끝내 ‘내 공간’을 만들어냈다.

꿈을 꾸던 소년에서 한 공간의 오너가 되기까지, 그 여정은 이제 ‘갤러리 더 월’의 ‘순수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들의 꿈을 깨우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곳은 그냥 전시를 여는 갤러리가 같다며 무언가 가슴속에서 꿈틀거리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생을 담아 영감을 주는 공간, 갤러리 더월의 시작이자 현재, 정경익 관장을 만나봤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갤러리 더 월’을 운영하고 있는 정경익입니다.

● 먼저 ‘갤러리 더 월’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겉모습이에요. 건물을 가만히 보시면 세 개의 벽이 있거든요. 이전 건물의 입면에 뚫려있던 창들이 벽돌로 막혔고, 지금 이곳인 반지하(카페)의 유리창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막혀있어요. 옥상의 메탈 부분도 밖에서는 뚫려있는 듯 보이지만 올라가 보면 벽처럼 막혀있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이 세 부분이 브릭 벽, 유리 벽, 메탈 벽이더라고요. 그리고 갤러리도 월은 미군 부대 담벼락에 거의 붙어있어요. 벽 뒤에 또 벽이 있는 거죠. 갤러리더월이 물리적으로 만든 벽이라면 미군부대의 담은 이 공간이 탄생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벽인 거죠. 마지막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인 핑크플로이드 ‘더 월’의 ‘Not just brick in the wall (벽돌 하나가 되지 말자)’라는 부분이에요.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 삶을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문장이기도 하고, 이 문장 하나가 이곳의 모든 걸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전시 마지막에 만날 수 있는 문장이니 꼭 확인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실 더 월 외에 다른 이름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웃음)

● 멋진 이름입니다. 그렇다면 갤러리를 이태원에 오픈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전시를 보시면 알게 되실 테지만, 이 건물은 저희 부부의 신혼집이었어요. 아내와 결혼을 준비하고, 집을 구하면서 경제적으로 매입이 가능한 게 여기였거든요. 자금을 더 끌어모으면 직장과 가까운 곳에 전세를 구할 수도 있었지만, 작더라도 우리 것으로 시작하자는 아내의 뜻이 있어서 허름한 곳이었지만 이곳에 터를 잡았어요. 저희 부부는 2층에 살고 나머지는 전부 전세를 줬었죠. 경제적인 이유로 구입했던 집이 갤러리가 된 케이스입니다.

● 현실 때문에 만났던 공간이 지금은 이렇게 변화되었네요.

네 그래서 삶이라는 게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아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사실 절망감도 들었거든요. 일단 저지르고 다시 계획을 짜다 보면 바뀌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15년 동안 그냥 수익 부동산이었던 이곳이 제가 꿈꾸던 공간이 된 것처럼요.

● 건물의 용도를 바꾸기로 결심하면서 겪은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다면요?

16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거였어요. 좋은 위치에서 만족도 높은 생활을 했지만, 아이와 새로운 공간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죠. 그리고 사실 15년 동안 계속해서 월세를 받던 다세대주택을 다른 용도로 리모델링 한다는 자체가 쉬운 결정이 아니었어요. 수익을 보고 다세대주택을 선택하느냐 내가 꾸려보고 싶은 공간을 선택하느냐, 기회는 딱 한 번이거든요. 주변에서는 다 반대했지만 아내가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어요. 한 번 사는 인생 고민하고 후회하지 말라고요(웃음) 아내의 지지가 없었다면 이런 공간을 만들 용기, 건축가를 직접 찾아 나설 용기를 내는 것 모두 쉽지 않았을 거예요.

●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을 했다고 하셨는데, 직장인의 삶과 갤러리 관장이자 카페 사장의 삶은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했지만,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언젠가는 음악과 관련된 일을 꼭 하고 싶었어요. 어느 직장인이나 그렇겠지만 16년간 정형적으로 살다 보니 ‘이렇게 사는 게 정답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삶을 변화시키기로 결정한 이후에는 물 흐르듯이 진행된 것 같아요.

● 그렇다면 갤러리더월은 관장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군요.

네, 버킷리스트 개념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딱 갤러리를 운영해야겠다는 것보다는 ‘어떠한 공간을 운영해보고싶다’였어요.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었죠. 사실 음악이랑 관련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 정도 공간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구상하다 보니 갤러리가 되었습니다.

● 건축가를 직접 찾아갔다고 하셨어요.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어느 날 저희 옥상이 동파되는 일이 있었어요. 동파 관련해서는 이 주변 분들이 전문가라 어디다 맡겨야 하나 돌아보다가 저희 건물과 비슷한 규모의 멋진 건물을 발견했는데 마침 그곳이 건축사무소 사옥이었어요. 그전부터 비슷한 규모의 건물을 많이 보러 다녔던 터라 딱 이곳이다 싶었죠. 건축사무소니까 사옥도 직접 설계했겠다 싶어서 ‘여기 의뢰해야겠다’라고 마음먹게 됐었죠. 모든 게 우연이었어요(웃음) 동파가 되지 않았다면 거기까지 내려가지 않았을 테니까요. 3박자가 맞았어요. 사무소와 제 공간의 거리가 가까웠고, 건축물 규모가 비슷했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죠. 전화번호도 간판도 걸려있지 않아서 사무소 이름을 수소문하고 연락을 드렸던 것 같아요. 알고 보니 저명한 건축가이신 김승회 교수님 작품이었더라고요.

첫 의뢰 시도는 실패였어요. 직접 사옥을 설계하셨지만, 작은 사이즈를 주로 하시던 분이 아니라 정중히 거절하셨죠. 그래서 다른 사무소도 이곳저곳 알아봤지만, 저와 맞는 곳을 찾지 못해서 다시 한번 찾아갔어요. 다른 곳도 알아봤지만 맞는 곳을 찾지 못했다고 말씀드리니까 사무소에서 미팅을 주선해 주시더라고요. 그 미팅의 기회가 정말 소중해서 3장 정도의 PPT를 만들어 갔어요. 어렵게 주선된 미팅이니만큼 정확히 제가 뭘 원하는지 기본적인 밑그림 정도는 그려 가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어요. 건축가님은 그걸 보고 많이 웃으셨고요(웃음). 미팅 후에 바로 이곳을 찾아주셨어요.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보시다가 여기는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이 낫다고 말씀해 주셨고, 그렇게 방향이 결정됐죠.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기 전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조건이 있었어요. ‘시간 제약을 크게 두지 않을 것’. 믿어달라는 이야기셨고, 저는 전적으로 믿었어요. 교수님이 맡아주시고 난 뒤부터는 크게 에피소드가 없었을 정도로 순탄했어요. 작업 과정도 3D로 계속해서 공유해 주시니 더할 나위 없었죠. 시공사인 이안알앤씨도 교수님과 친분이 있는 곳이라 운 좋게 컨택할 수 있었어요. 교수님과 작업을 많이 하고, 합이 좋은 곳인 걸 알고 말씀드린 거지만요(웃음) 민원까지도 시공사에서 잘 해결해 주셔서 정말 힘들이지 않고 물 흐르듯이 진행됐던 것 같아요. 만약 세컨드 하우스를 짓는다면 무조건 이곳과 다시 하고 싶을 정도예요.

● 시공 과정에 변수는 없었나요?

한 가지 있었습니다. 옥상의 익스팬디드 메탈 부분이요. 교수님께서는 사이드에 프레임이 있으면 건물이 무거워지고 답답해지는 느낌이라 프레임 없이 가기를 바라셨고, 시공사는 프레임이 꼭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두 겹을 접어서 에지를 만들어야 되니까 교수님께 ‘접는데 라운드지지 않고 에지가 나올까요?‘라고 여쭤봐도 한번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교수님께서 의도하셨던 대로 잘 끝났죠.

익스팬디드 메탈의 일렁이는 패턴도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에요. 시공 도중 옥상 쪽의 비계만 걷어내고, 교수님께서 골목 끝에 서서 샘플 시공을 하나하나 바꿔 끼워가며 확인하셨어요. 이런 패턴은 직접 눈으로 봐야 결정된다고 하시더라고요.

● 건축가님도 애정이 가는 작품이었나 보네요.

​하나의 작품으로 소중히 하시는 것 같아요. 갤러리 더 월은 많은 사람들과 건축학도들이 와서 볼 거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고요.

● 건축가님과 관장님의 애정 덕인지 주변도 모두 적벽돌 건물들인데 갤러리더월은 유독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건축하시는 분들은 딱 보이시나 봐요(웃음). 밤에는 조명 덕에 눈에 띄지만, 낮에는 잘 모르고 지나가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저는 주변에 녹아들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주변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도 건축가의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주변과 잘 조화되었네요.

그렇죠(웃음). 저는 거주했던 공간이기 때문에 적벽돌 외에 내부에서도 기존의 모습과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지금도 아내와 살았던 2층에 올라가 보면 이 공간이 뭐였고 저 공간이 뭐였는지 다 기억이 나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저한테만은 남아있는 거죠. 사실 처음에는 왜 리모델링을 추천하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이렇게 추억할 수 있는 공간들이 남은 덕에 순수박물관이라는 전시도 할 수 있는 거고요.

● 요즘에는 인근의 한 건물이 리모델링되거나 새로운 콘셉트로 다시 세워지면 그 주변도 변화하곤 하는데요. 갤러리더월도 그 시작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가 시작점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옆 옆 대지를 구입하신 분이 저희 건물을 여러 번 방문하시긴 했어요. 그곳은 신축으로 지어지겠지만, 낙후된 우리 동네가 변화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죠. 남산, 이태원, 남산공원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갇혀있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시선에서 보면 문화적으로 잘 조화되면서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곳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순수 박물관의 시작 ‘지라드 목각인형’

● 이제 갤러리와 카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반지하는 카페, 지상층은 갤러리로 운영하고 계신데, 두 가지를 함께 운영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지금 이 카페 공간은 3의 공간에 가까워요. 이곳이 파티룸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랐어요. 옆에 있는 바 테이블도 이런 이유로 긴 모양을 하게 되었고요. 카페는 이 개념에 기능이 얹어진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실제로 코로나 이전에는 전시가 시작될 때 갤러리 오프닝 행사 장소로도 잘 활용했어요. 소규모 갤러리에 가보면 전시 공간과 오프닝 행사 공간이 잘 분리되어 있지 않아요. 여러 곳을 다녀보니 공간 분리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서 저희는 오프닝 행사를 카페에서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 그렇다면 카페보다는 갤러리가 주라고 볼 수 있겠군요.

​그렇죠, 완전히 갤러리가 주입니다. 카페는 보조 공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베이커리 없이 최소한의 음료 종류만 준비되어 있고요.

● 지금 전시 중인 순수 박물관은 휴대폰을 이용한 개인 도슨트가 있고, 혼자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서 전시 동선이 아주 매끄러운 것 같아요.

그게 저희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해요. 다소 수동적이라 느낄 수 있지만, 집중과 수동, 프라이빗이 있어 다른 곳과는 다른 거죠. 건물을 만들고 나서 자연스럽게 전시의 방향이 이렇게 맞춰진 것 같아요. 사필귀정이죠. 많은 이들이 모일 수 없고, 위치상 오기 힘든 곳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준 분들에게 특별함을 주고 싶었어요.

● 순수 박물관의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 갤러리더월에서 전시를 열었던 작가들의 작품이에요. 콜렉팅을 한 계기가 있을까요?

아, 작품들은 대관료 대신 받거나 제가 구입한 것들이에요. 신진 작가분들은 전시를 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힘드시거든요. 저는 순수박물관을 만들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대관료 대신 작가들의 작품을 받는 데 큰 부담이 없었어요. 물론 대관료를 내겠다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작품으로도 충분했어요. 제가 그냥 대관료를 모두 돈으로 받았다면 아마 지금 남은 게 없을 거예요. 그때 제가 대관료 대신 작품을 받은 덕에 지금 순수 박물관이 있는 거죠.

● 전시 리뷰를 보면 ‘나도 언젠가는 나의 순수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 많아요. 순수박물관 전시를 보고 비슷한 마음을 갖고 나간다는 게 놀랍습니다.

그게 저희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해요. 앞으로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해서 모든 걸 온라인에서 느낄 수 있다고 쳐도 직접 겪는 것과는 견주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이곳까지 오는 분들이 택시를 타고 올 때의 마음이나 갤러리월에 들어서는 순간의 긴장감, 전시에서 보여주는 빛의 변화와 음악, 그리고 공기까지 카피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런 공간이 많아졌으면 해요. 온라인에서 슥 지나가며 보는 것과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공간을 직접 느끼는 것은 정말 다르니까요.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갤러리더월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느끼시는 것 아닐까요? 저희 공간이 다른 분들에게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요.

​지금 당장 본인의 박물관을 가지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지만, 꿈은 꿀 수는 있잖아요. 마음 한켠에 그 꿈을 가지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 한순간 기회가 올 수 있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작은 기회의 불씨가 생긴다면 갤러리더월이 새로운 공간이 탄생할 수 있다는 희망이자 그걸 증명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저도 그냥 직장인이었거든요. 미술을 해봤던 것도 아니었고요. 모든 부분에서 미숙했지만, 지금도 계속 만들어 나가면서 발전하고 있어요.

● 순수 박물관 이후에 기획하고 있는 다음 전시가 있을까요?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사람의 순수 박물관도 전시해보고 싶어요. 제가 가진 작품들을 다시 배열하거나 더 콜렉팅 한다면 다른 이야기도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순수 박물관이 아니라도 스토리가 없는 전시는 지양할 생각이에요. 개인전을 연다고 하더라도 되도록 스토리와 목적을 가진 전시를 진행하고 싶어요.

● 혹시 갤러리도 월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순수박물관이요. 이름은 갤러리더월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순수 박물관으로 기억되었으면 해요.

● 갤러리더월을 찾으실 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을까요?

음 저희는 통상적으로 위로를 받는 곳은 아니고, 현실과 이상의 중간쯤 있는 곳이에요. 현실적으로 봤다면 탄생할 수 없는 건물이었고, 아직 이상에 도달하지는 못했거든요. 삶이라는 것 자체가 항상 이렇게 중간 어디쯤 걸려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어느 쪽도 완벽할 수는 없는 거죠. 저희는 그걸 공간적으로 표현해내고 있어요. 갤러리더월에 방문하신다면 이 부분을 깊게 느껴주셨으면 해요. 여러분처럼 고난을 겪고, 어디서 답을 찾아야 될지 모르던 시절들이 있었지만, 그 방향을 먼저 잡은 사람이 꾸린 현실과 이상 그 사이 어디쯤의 공간이라는걸요.

글/사진. AROUND trip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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